북미관광
해돋이
해넘이
그곳에도 해는 넘어가고 있었다.
인간이 사는 곳은 다,
아니 세상은 다 해가 뜨고 진다.
모두 무심하다.
다만 인간이 거기에 멋대로 의미를 부여했을 뿐이다.
해도 그냥 거기 있고 지구는 움직이고.....
몸이 멀리 와 있다고
생각도 멀리 와 있는 건 아닌가 보다.
그 일몰이 그 일몰이니 말이다.
해넘이
붉은 해야 넘어라 붉은 해야 넘어라
저 저 산 너머에는 아늑한 보금자리
한 세월 가슴 아리는 그리움이 누웠네
희선혼례식
조카딸 희선이가 드디어 혼례식을 치렀다.
스무 해도 훨씬 더 옛날
귀국해서 내 집에서
내가 ,
"희선아, 이리온!" 했더니, 내게 덥썩 안겼었다.
그때 동생내외 눈이 휘둥그레졌었다.
사연인즉 절대 남에게 안긴 적이 없단다.
그런데 그 아빠라서 그런지 덥썩 안긴 거다.
그 아이가 이번에 혼례를 했다.
감회가 새롭다.
희선이 혼례
비향기 타고서는 멀리멀리 갔더니만
내 품안 고운 자태 눈 앞에 아른아른
저렇게 다 자라서는 여장부가 되었네
사랑은 뭉게뭉게 꽃구름 이루어서
네 가슴 한껏 담은 새신랑 헌헌장부
소우주 새로 태어나 무릉도원 이루라
곰구름
아우네
집안과수원
아우집에는 집안 과수원이 있다.
제일 맛있는 건 오렌지다.
늦깎이 사과꽃이 피어 있고
사과는 한 참 커가고,
그리고 돌복숭아가 탐스럽다.
망고는 아직 자라지를 않았고
돌배도 자라고
말라비틀어진 돌배가 나무에 매달려 아우성이다.
집안과수원
도마뱀 이리 뛰고 대지는 메말라도
자라는 과일나무 물달라 아우성 속
아침엔 갈증이나마 이슬덕에 달래네
잔치뒷자리
작은집 조카딸애가 혼례를 치른다.
전날 밤
가든파티를 연다.
손님이 한 백여 분.
다들 즐거운 분위기다. 잔치집이니까.
자그마한 소란도 없다. 역시 술이 없으니까.
지나간 뒷자리는 하늘에 떠 있는 달이 지킨다.
그리고 안 주인.
또 환한 전등.
잔치뒷자리
흥겨워 북적이던 아우네 잔치 전야
딸아이 눈물 글썽 모두가 싱글벙글
뒷자리 밝은 빛이야 저 만월이 알겠지
Redland 가는 길
LA 가는 길이다.
물론 고속도로이기는 하지만,
이곳에는 거리에 사람을 보기가 참 어렵다.
모두가 차 속에서 이동한다.
편도 5차선 길, 참 넓다.
그만큼 차량 통행이 많다는 거다.
이곳에서는 차 없이는 잠시도 살 수가 없다.
그래서 길도 2인 이상 탑승차량길이 따로 있다.
우리 고속도로의 버스전용차로 같은 개념.
돌아가는 길
망막에 질주하는 매마른 차량 홍수
그 속에 내가 또 너랑함께 숨쉬는데
사람은 다 어디가고 기계들만 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