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高麗政丞韓宗愈 少時放蕩不覊 結徒數十人 每於巫覡歌舞之處 劫掠醉飽 拍手歌楊花 時人謂之楊花徒 及爲相國 功名事業彪炳當世 晩年退老鄕曲 卽今漢江上楮子島也 嘗作詩云 十里平湖細雨過 一聲長笛隔露花 却將殷鼎調羹水 還把漁竿下晩沙 又云 輕衫短帽繞池塘 隔岸垂楊送晩凉 散步歸來山月上 杖頭猶濕露荷香

 

고려 때의 정승 한종유는 어렸을 때, 성품이 방탕하고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여 수십 명과 무리를 지어 늘 무당들이 노래하고 춤추는 데에 가서 빼앗아 취하도록 마시고 실컷 먹고는 손뼉을 치며 양화가를 부르니, 그에 사람들이 양화도라고 물렀다. 상국이 되자 공명사업이 당세에 빛나고, 만년에 향곡에 은퇴하였는데, 그곳은 지금 한강 상류의 저자도이다. 일찍이 이런 시를 지었다.

십 리의 잔잔한 호수에 이슬비 내리고,

한 줄기 긴 피리소리는 갈대꽃 멀리서 들리네.

은나라 솥에 국을 요리하던 손을 가지고

오히려 낚싯대 잡고 해 저문 모래밭을 내려가네.

 

또 이런 시도 지었다.

 

가벼운 적삼에 짧은 모자를 쓰고 연못을 돌아서니

언덕 멀리 버드나무 시원한 미풍 보내오네.

천천히 걸어 돌아오니 산에 달이 뜨고

지팡이 끝은 이슬 맞은 연꽃 항기에 젖어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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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高麗宰臣趙云仡 知時將亂 謨欲避患 其所居鄕墅농막서在今廣津下 永爲沙平原主 與鄕人結侶 每於飮會相與雜坐 談諧戲謔 無所不至 一日坐亭上 朝臣貶斥者多渡江 公作詩曰 柴門日午喚人開 步出林亭坐石苔 昨夜山中風雨惡 滿溪流水泛花來

 

고려 재신 조운흘은 시대가 어지러워질 것을 알고 고난을 피하려고 하였다. 그가 살던 시골집은 지금의 광나루 아래에 있었다. 공이 자청하여 사평원주가 되었는데 마을 사람들과 무리를 지어 늘 술 마시며 모인 곳에서 서로 섞여 앉아 우스갯소리를 하면서 못하는 말이 없었다. 하루는 정자 위에 앉았는데, 조정에서 쫓겨나 귀양가는 사람 여럿이 강을 건넜다. 공이 이것을 보고 이런 시를 지었다.

 

해 높이 솟아서야 사람 불러 사립문 열게 하고

수풀 속 정자로 걸어나가 둘이끼 위에 앉네.

지난밤 산중에 비바람이 거세더니,

시냇물 가득히 낙화 떠서 흘러오네.


출처 : 문례헌서울사대국어과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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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高麗將仕郎永泰 善俳優戱 忠惠王獵 每呈優戲 王投泰于水中 泰撇닦을별비틀려而出 王大笑問曰 汝從何處去 今從何處來 泰對曰 往見屈原而來 王曰 屈原云何 對曰 原云 我逢暗主投江死 汝遇明君底事來 王喜賜銀甌사발구一事 旁有虞人見之 亦投于水 王令人捉髮而出 推問其故 虞人云 往見屈耳 王曰 屈云何 虞人曰 彼何言 我何言 三軍騰笑

 

고려 장사랑 영태는 배우놀이를 잘하였는데, 충혜왕이 사냥을 갔을 때도 늘 배우놀이를 해 올렸다. 임금이 영태를 물속에 집어던졌더니 영태가 비틀거리며 나왔다. 왕이 크게 웃고는 물었다. 너는 어디 갔다가 지금 오느냐? 영태가 대답하기를, 굴원을 보러 갔다가 왔습니다라 했다.

왕이 물었다. 굴원이 뭐라 하더냐? 영태가, 굴원이 말하기를 나는 암군을 만나 강에 빠져 죽었지만 너는 명군을 만났는데 어찌 왔느냐 하더이다 했다. 임금이 기뻐하며 은사발 하나를 주었다. 곁에 어떤 이가 이것을 보고는 역시 물에 몸을 던졌다. 임금이 사람을 시켜 머리칼을 붙잡고 끌어내어 그 까닭을 물으니, 우인은 굴원을 보러 갔다 하였다. 임금이 굴원이 뭐라고 하더냐 하니, 우인이 그인들 뭐라고 말하겠으며, 낸들 뭐라고 말하겠습니까?라 하니 삼군이 크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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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其後 戶部郞中祁順與行人張瑾一時而來 戶部純謹和易 善賦詩 上待之甚厚 戶部慕上儀采曰 眞天人也 盧宣城徐達城爲館伴 余與洪兼善李次公爲從事官 以備不虞 達城曰 天使雖善作詩 皆是宿構 不如我先作詩以希賡이을갱韻 則彼必大窘矣 遊漢江之日 登濟川亭 達城出呈詩數首曰 丈人逸韻 僕未能酬 今輟蕪詞 仰希高和 戶部微笑一覽 卽拔筆寫下 文不可點 如百濟地形臨水盡 五臺泉脈自天來之句 倚罷高樓不盡情 又携春色泛空明 人從竹葉杯中醉 舟向楊花渡口行之句 又作江之水辭 又乘舟順流而下 至于蠶嶺 不曾輟咏 達城膽落 岸帽長吟而已 金文良舌呿不收曰 近來不針灸 詩思枯涸물마를학 枯如此受苦耳 不能措一辭 人皆笑之

 

그 후 호부낭중 기순이 행인 장근과 같이 왔다. 호부는 순수하고 부지런하며 온화하고 편안하며 시를 잘 지었다. 상께서 매우 후하게 그를 대접하니 호부가 상의 위의를 흠모하여 참으로 천인이시다 했다. 노손성과 서달성이 관반이 되고 나와 홍겸선 이차공이 종사관이 되어 뜻밖의 일에 대비하는데, 서달성이 천사가 비록 시를 잘 짓는다 하나 이는 모두 미리 지어둔 것일 것이니 내가 먼저 시를 지어 차운하기를 청하면 틀림없이 크게 군색할 것이라 했다. 한강에서 유람하는 날에, 제천정에 올라 서달성이 시 몇 수를 내보이면서, 어른신의 뛰어난 운을 제가 도저히 화답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거친 가사를 엮어 우러러 고매하신 화답을 청합니다 했다. 호부가 빙긋 웃으며 한 번 보고는 붓을 뽑아 써 내려가는데 글에 고칠 것이 하나도 없었다.

 

백제의 지형은 물에 다아 다하였고

오대산 샘물은 하늘에서 내려왔도다.

 

라든가,

 

고루에 기대어도 정을 다하지 못해

다시 춘색을 들어 맑은 곳에 배를 띄우네.

사람은 죽엽배에 취하고

배는 양화도 어귀를 지나노라.

 

라는 구절이 있다. 또 강지수사를 지으면서 배를 타고 잠령에 이르도록 흘러내려가면서 읊조리기를 그치지 않으니, 서달성이 넋이 빠져 사모를 빗겨 쓰고는 길게 신음할 뿐이었다. 김문량은 혀를 내밀고는 거두지도 못하고서, 근래 내가 침을 맞지 않아서 시상이 메말라 이 같은 고통을 당할 뿐이라며 한 마디도 못하니 사람들이 모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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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其後太僕承金湜 中書舍人張城到國 金湜善詩 尤長於律 筆法臻妙 畵竹入神 人有求畵者 以左右手揮洒與之 又畵一簇呈于世祖 世祖令畵士移描加彩 又令文士作詩 言奪胎換骨之意 請宴之日 掛諸壁間 太僕初見不識 熟視大笑曰 此大王顚倒豪傑處也 天使詩曰 新試東藩雪苧袍 夜深騎鶴過江皐 玉簫聲透靑天月 吹落丹山白鳳毛 申高靈詩云 天上儒仙蜀襭옷자락꽂을힐袍 筆端淸興奇林皐 靑丘正値千齡運 玉葉瓊枝化翠毛 金乖崖詩云 十載春風染舊袍 貞姿會見雪霜皐 誰敎白質還靑骨 變化中山一潁毛 李文簡詩云 霜雪曜姿拔翠袍 籜대꺼풀탁龍風雨變江皐 歲寒結得枝頭實 棲集丹山五彩毛 徐達城詩云 此君奇節可同袍 玉立亭亭萬丈高 龍騰變化應多術 一夜雷風換骨毛 金福昌詩云 苦節何曾換故袍 枉敎堅白辨湘皐 晴窓披得鵝溪繭 依舊靑靑頻上毛

 

그 후 태복승 김식과 중서사인장성이 우리나라에 왔는데, 김식은 시를 잘 지었으며 운율에 더욱 능하였다. 필법도 절묘했고 대나무 그림도 입신의 경지에 이르렀는데 그림을 얻으려는 이가 있으면 좌우의 손을 시원스레 휘둘러서 그려 그에게 주었다. 또 족자 하나를 그려 세조에게 드리니 세조가 화사를 시켜 옮겨 그려 채색을 하게 하고 또 문사를 시켜 시를 짓되 환골탈태한 뜻을 말하게 했다. 연회하는 날 이것을 벽에 걸어놓았더니 태복이 처음에는 보고도 알지 못하더니 자세히 보고는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 이것이 대왕이 호걸을 꺼꾸러뜨린 점이라 했다. 그의 시에 이런 것이 있다.

 

동쪽 나라 눈같이 흰 모시 도포를 입고

깊은 밤에 학을 타고 강 언덕을 건너네.

옥소소리 루른 하늘의 달을 꿰뚫어

단산의 하얀 봉황의 깃털을 불어 떨어뜨리네.

 

신숙주가 이런 시를 지었다.

 

하늘의 선비가 촉나라 도포를 입고는

붓끝의 맑은 흥취 숲 언덕에 부쳤네.

우리나라 천 년 운수를 곧 만났으니

옥 같은 잎사귀 구슬 가지가 푸른 깃털 되었네.

 

김수온 이런 시를 지었다.

 

십 년 봄바람이 헌 도포를 물들이는데

곧은 자태 눈서리 내린 언덕에서 보는 듯

누가 흰 바탕을 푸른 뼈로 바꾸어 놓았는가

중산의 영모가 바꾸어 놓았겠지.

 

이승소는 이런 시를 지었다.

 

눈서리처럼 빛난 자태 푸른 도포에 발군이고

죽순은 비바람에 강언덕이 변하네.

날씨 추워져서 가지 위에 열매 맺으니

단산에 오색 봉황이 모여 깃드네.

 

서거정은 이런 시를 지었다.

 

이런 그대의 기이한 절개 도포도 함께 할 만한데

옥인 양 정정하게 만장 언덕에 서 있네.

용처럼 날아올라 변화하는 술법도 많아

하룻밤 천둥바람에 모골이 바뀌었네.

 

김복창은 이런 시를 지었다.

 

괴로운 절개 어찌 일찍이 헌 도포로 바꾸리

굽어 견백함이 상강 언덕에 도드라지네.

갠 창가에서 아계의 비단을 얻게 되니

예전같이 볼 위에 푸르른 깃털이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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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其後陳給事中嘉猷到國 謁箕子廟作詩云 炮烙煙飛王氣衰 佯狂心事有琹知 言垂千載存洪範 人到三韓謁舊祠 爲人美容者 鬚髥如畵 信乎人與才兩美也 其後給事中張寧 以我國擅殺野人事 來問 平壤舟中詩云 平壤孤城發曉裝 畵船簫鼓麗春陽 鳥邊雲盡靑山出 渡口潮通碧海長 共喜皇恩同天地 不知身世是他鄕 淸樽且莫頻相勸 四牡東風路渺茫 遊漢江作詩十首 其一曰 東國有高樓 樓前漢水流 光搖靑雀舫 影落白鷗洲 望遠天疑盡 凌虛地欲浮 入窓風日好 下榻更淹留 餘九首亦佳 又作豫讓論 論古人所不言之事 大抵詩文皆飄飄然有凌雲出塵之思 非他俗子所可彷彿也

 

그 후에 급사중 진가유가 우리나라에 왔을 때 기자묘를 알현하고 시를 지었다.

 

포락지형의 연기 솟아올라 왕기가 쇠하니

거짓 미친 심사를 거문고만이 알아주리.

천 년을 전하는 말 홍범에 실려 있는데

남이 삼한에 와서 옛 사당을 찾아뵙네.

 

사람됨이 용모가 아름답고 수염이 그림 같으니, 인물과 재주가 모두 아름답다는 말이 믿을 만하다. 그 뒤에 급사중 장녕이 우리나라가 야인을 함부로 죽인 일을 문책할 때 평양에서 뱃놀이하며 시를 지었다.

 

외로운 평양성을 짐 꾸려 새벽에 떠나가니

채색한 배의 북소리 피리소리 봄볕이 화창하도다.

새 날고 구름 다한 곳에 푸른 산이 솟아나고

나룻터에 조수가 통해 푸른 바다 아득하구나.

황은을 함께 즐기는 같은 땅에 있으니

내 몸이 타향에 있는 줄 모르겠네.

맑은 동이술 자주 권하지 말게나

사모가 봄바람에 갈 길 아득하구나.

 

한강에서 유람할 때 시 열 수를 지었는데 그 중 한 수는 이렇다.

 

동국에 높은 누대 있고

누 대 앞에는 한강이 흐르네.

빛은 청작방에 흔들리고

그림자 백구가 노니는 물가에 떨어지네.

멀리 바라보면 하늘이 다한 것 같고

허공에 솟아 땅은 떠 있는 듯하네.

창으로 스미는 바람에 날씨도 좋으니

자리에 내려와 다시 머무르네.

 

나머지 아홉 수도 가작이다. 또 예양론을 지어 고인들이 말하지 않은 일을 논하였다. 대개 시문이 모두 표표하여 구름을 넘어서 속진을 벗어난 느낌이 든다. 다른 속된 이들이 방불할 바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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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世祖朝 翰林陳鑑到國 翰林見畵蓮 作詩云 雙雙屬玉似相親 出水紅蓮更逼眞 名播頌聲緣有客 愛從周後豈無人 遠觀自可祛煩署 竝立何曾染俗塵 料得丹靑知此意 絶勝鵝鴨惱比隣 朴延城爲館伴次韻云 水鄕花鳥邈멀막難親 筆下移來巧奪眞 菡연봉우리함萏初開如欲語 鷺絲閑立不驚人 淤泥淨色還無染 氷雪高標迴脫塵 玉署儒仙看不厭 淸儀馨德如相隣 從事李胤保之所作也 又作喜晴賦金文良卽依韻次之 翰林大加稱賞曰 東方文士 與中華無異矣

 

세조때 한림 진감이 우리나라에 왔을 때, 그가 연꽃그림을 보고 이런 시를 지었다.

 

거위는 쌍쌍으로 서로 친한 것 같고

물 위 솟은 붉은 연꽃은 진짜 같구나.

이름 퍼져 칭송을 받는 것은 객이 있기 때문이니

연꽃을 사랑하는 이가 염계 이후에 어찌 없었겠는가!

멀리서 바라보니 절로 더위를 물리치겠고

나란히 서니 어찌 속진에 물들겠는가!

생각건대 그린 이가 이런 뜻을 알았으리니

거위와 오리가 이웃을 괴롭히는 것보다 훨씬 낫구나.

 

박연성이 관반사가 되어 차운하여 시를 지었다.

 

수국에 꽃과 새가 멀어서 친하기 어려운데

붓 아래 옮겨오니 교묘함이 진짜 같구나.

갓 피온 연꽃봉오리 말하려는 듯하고

한가로운 백로 사람 보고 놀라지도 않네.

진탕 속에서도 깨끗한 모습 도리어 물들지 않고

빙설 같은 고아한 자태 홍진을 멀리 벗어났구나.

옥당의 선비들이 보고 싫어하지 않음은

맑은 모습과 향기로운 덕이 서로 이웃함이 아닌가!

 

종사 이윤보가 그린 것이다. 또 희천부를 지으니, 김문량이 곧 운에 따라 시를 지었더니, 한림이 크게 칭찬하면서, 동방의 문사가 중화와 다를 바가 없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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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天使到我國者 皆中華名士也 景泰初年 侍講倪어린애예謙 給事中司馬詢到國 不喜作詩 謙雖能詩 初於路上 不留意於題咏 至謁聖之日 謙有詩云 濟濟靑襟分左右 森森翠柏列成行 是時 集賢儒士全盛 見詩哂비웃을신之曰 眞迂腐敎官所作 可袒一肩而制之 乃遊漢江 作詩云 纔登傑構縱奇觀 又棹樓船泛碧湍여울단 錦纜徐牽綠翠壁 玉壺頻送隔雕欄 江山千古不改色 賓主一時能盡歡 遙想月明人去後 白鷗飛占鏡光寒 又作雪霽登樓賦 揮毫灑墨 愈出愈奇 儒士見之 不覺屈膝 館伴鄭文成不能敵 世宗命申泛翁 成謹甫徃與之遊 仍質漢韻 侍講愛二士 約爲兄弟 相與酬唱不輟 竣事還 抆淚而別

 

중국 사신으로 우리나라에 온 이들은 다 중국의 명사들이다. 경태 초년에 시강 예겸과 급사중 사마순이 우리나라에 왔는데 시 짓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예겸은 비록 시를 잘 지었으나 처음에는 노상에서 시를 읊는 데에 유의하지 않다가 임금을 뵙는 날에는 이런 시를 지었다.

 

많은 선비들은 좌우에 나누어 섰고

울창한 푸른 잣나무는 줄을 이루었네.

 

이때의 집현전 유사인 전성이 이 시를 비웃으며, 정말 오활하고 썩은 교관의 작품이로다. 한 쪽 어깨만 걷어 올리고도 이를 제압할 수 있다 하였다. 한강에서 유람할 때 시를 지었다.

 

누대에 오르자마자 실컷 기이한 경치를 보며

높다란 배를 노 저어 푸른 여울에 띄우네.

비단 밧줄을 천천히 당겨 푸른 절벽을 따라가니

옥호의 술을 자주 권하는 동안 조각한 난간 멀어져만 가네.

강산은 천고에 그 빛이 변하지 않지만

주객의 한 때 즐거움은 다할 수 있다네.

달은 밝은데 멀리 사람 떠나간 후일을 생각하니

거울 같은 차가운 강물은 백구 날아 차지하겠지.

 

또 설제등루부를 이었는데, 붓을 휘둘러 글을 지어내면 낼수록 더 기이하였다. 유사들이 이를 보고는 저도 모르게 무릎을 꿇었고 관반사 정인지도 대적하지 못했다. 세종께서 신숙주 성삼문에게 가서 함께 놀며 한자의 운을 물으라 하셨는데, 예겸이 두 선비를 사랑하여 형제의 의를 맺고 서로 시를 주고받음이 그치지를 않았는데 일을 마치고 돌아가면서는 눈물을 닦으며 이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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