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桑谷與騎牛李公相善 李公居城南 桑谷居西山 相距纔五里許 或杖屨相從 或以詩相酬唱 桑谷於園裏構小齋 名曰衛生堂 每聚家僮 日以劑藥爲事 李公作詩曰 蕭洒新堂白板平 圖書畵竹有深情 墻頭嫩어릴눈綠三槐樹 好箇黃鸝一兩聲

 

상곡과 기우 이공은 서로 친하게 지냈는데, 이공은 성남에 살고 상곡은 서산에 살아 서로 오리쯤 떨어져 있었다. 어떤 때는 지팡이를 짚고 신발을 끌고 서로 만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시로써 수창하기도 했다. 상곡은 정원 안에 조그마한 집을 지어 위생당이라 하고 늘 집안 아이들은 모아 날마다 약을 조제하는 것으로 일을 삼았다. 이공이 이런 시를 지었다.

 

산뜻한 새 집의 흰 판자 평평하고

도서와 화죽은 깊은 정이 있도다.

담 머리 연한 초록빛 회화나무 세 그루에

꾀꼬리 한 쌍 우는 소리 듣기도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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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坡州西郊 荒廢無人 安亭堂牧始墾之 廣作田畝 大搆第而居之 政堂能詩 嘗占句云 牧笛一聲長浦外 漁燈數點洛巖前 至其孫瑗極盛 內外名田無慮數萬頃 奴婢百餘口 老樹萬章成蔭十里 鵝鴨呼噪其間 公臂蒼牽黃 日往來以爲樂 至今分占餘土而居之者 百許人 皆其子孫也

 

파주 서쪽 교외는 황폐하여 사람이 없었는데 안정당이 처음으로 개간하여 넓게 전답을 만들고 큰 집을 짓고서 거기에 살았다. 안정당은 시를 잘 지었는데 일찍이 이렇게 읊었다.

 

목동의 피리소리 길게 포구 밖에 퍼지고

고깃배의 몇 점 등불이 낙암 앞에 비추네.

 

그 손자 안원에 이르러 아주 번성했는데 안팎으로 좋은 밭이 무려 수만 경이나 되고 노비도 백여 명이었다. 고목 만여 그루가 십 리에 이르는 그늘을 이루고 거위와 오리가 그 사이에서 울어댔다. 공은 푸른 매를 팔위에 올려놓고 누른 개를 끌고 날마다 왕래하는 것으로 낙을 삼았다. 지금도 남은 땅을 나누어 차지하고 사는 사람이 백여 명이나 되는데 모두가 그 자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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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李公孟畇 牧隱長孫官至二相 承籍世業 有文名 尤長於詩 嘗作悲松都詩云 五百年來王氣終 操鷄搏鴨竟何功 英雄已逝山河在 人物南遷市井空 上苑鶯花微雨後 諸陵草樹夕陽中 我來此日偏多感 往事悠悠水自東 公又傷無子作詩云 自從人道起於寅 父子相傳到此身 我罪伊何天下管 末爲人父鬢絲新 其後夫人妬悍搆家禍 公因此得罪 流寓而卒 可歎

 

이맹균은 목은 이색의 장손으로 벼슬이 찬성에 이르렀는데, 세업을 이어받아 문명이 있었고 더욱 시에 능하였다. 일찍이 비송도라는 시를 지었다.

 

오백 년 이래의 왕기가 다하니

닭을 잡고 오리를 쳐 끝내 무슨 공을 이루었는가

영웅은 이미 가고 산하만 남았는데

인물은 남쪽으로 옮겨가 시정이 텅 비었구나.

상원에는 이슬비 내린 후 꾀꼬리 울고 꽃은 피건만

뭇 능 초목에는 저녁놀이 어리네.

내가 이날 와서 보고는 자못 감회가 많아

지난 일은 아득한데 강물은 절로 흐르는구나.

 

또 자식 없음에 상심하여 시를 지었다.

 

사람의 도리는 인에서 일어나서

부자가 서로 전하여 이 몸에 이르렀네.

내 죄가 어떠하기에 하늘이 불관하여

아직도 아비 되지 못하고 귀밑털만 새로운가?

 

그 뒤에 질투심 많고 독살스런 부인으로 해서 집안의 화를 빚었는데, 공이 이로 인하여 죄를 얻어 끝내 귀양살이로 죽었으니 탄식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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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卞春亭繼陽村掌文衡 然文章軟弱 文士金久冏 以能詩名世 每見春亭所製 掩口大笑 一日春亭告暇遊村庄 偶占一句云 虛白連天江郡曉 暗黃浮地柳堤春 自負得美聯 將入京上奏 有人言諸久冏 久冏曰 詩甚鄙屈 若上奏則是罔上也 我昔有詩云 驛亭挹酒山當戶 江郡哦詩雨滿船 此眞上奏之詩也 其人復告春亭 春亭曰 當字未穩 不如改下臨字 其人又言諸久冏 久冏曰 人謂春亭不知詩 信然 古詩不曰 南山當戶轉分明 其人又告春亭 春亭曰 古詩不曰 靑山臨黃河 久冏眞不知詩 反笑我爲

 

 

춘정 변계량이 권근에 이어 문형을 맡았으나 문장은 연약하였다. 문사 김구경은 시를 잘 짓기로 세상에 이름이 났는데, 항상 변계량이 지은 시를 보면 입을 가리고 크게 웃었다. 하루는 변계량이 휴가를 얻어 시골에 있는 별장에서 놀면서 우연히 이런 시 한 수를 지었다.

 

텅 비고 흰 기운이 하늘에 이어 있으니

강 고을에 새벽이 왔고,

어둑어둑하고 누른 것이 땅에 떠 있으니

버들가지 늘어진 둑에 봄이 왔구나.

 

그는 아름다운 연구를 얻었다고 자부하고는, 장차 상경하여 임금께 아뢰려고 하였다. 어떤 사람이 이것을 김구경에게 말했더니 김구경이 말하기를, 시가 매우 비루하니 만약 아뢴다면 이는 임금을 속이는 일이다. 내가 옛날에 이런 시를 지은 것이 있다.

 

역정에서 술잔을 잡으니 산이 바로 집 앞에 우뚝하고

강 고을에서 시를 읊으니 비는 배에 가득 내리네.

 

이런 것이 아뢸 만한 시다라 하였다. 그 사람이 다시 춘정에게 알리니 춘정은 말하기를, 당자가 온당치 않으니 임자로 고치는 것이 낫겠다고 하였다. 그 사람이 또 이를 김구경에게 말하였다. 김구경은, 사람들이 변계량은 시를 알지 못한다고 하더니 과연 그렇구나. 고시에 남산이 문에 당하니 도리어 분명하도다 하지 않았는가라 하였다. 그 사람이 또 변계량에게 고하니 변계량은 말하기를, 고시에 정산이 황하에 임하였도다라 하지 않았는가. 김구경은 정말 시를 알지 못하면서 도리어 내가 지은 것을 비웃는다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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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高麗忠宣王久留元 有所鍾情者 及東還 情人追來 王折蓮花一朶贈之 以爲別 日夕王不勝眷戀 令益齋更往見之 益齋往 則女在樓中 不食已數日 言語不能辨 强操筆書一絶云 贈送蓮花片 初來的的紅 辭枝今畿日 憔悴與人同 益齋回啓云 女人酒家 與年少飮酒 尋之不得耳 王大懊唾地 翌年慶壽節 益齋進爵退伏庭下 言死罪 王問之 益齋呈其詩 道其事 王垂淚曰 當日若見詩 竭死力還往矣 卿愛我 故變言之 眞忠懇也

 

고려의 충선왕이 오랫동안 원나라에 머물고 있을 때, 어떤 여인에게 정을 쏟았다. 귀국하게 되자 애인이 쫓아오므로 임금이 연꽃 한 송이를 꺾어주며 이별을 하였다. 임금이 밤낮으로 그리움을 이기지 못하여 이제현에게 다시 가서 보라고 하였다. 이제현이 가보니 여자는 다락 속에 있었는데, 밥을 먹지 않은 지 여러 날 되어 말로 제대로 하지 못하고는 간신히 붓을 들어 이런 절구시 한 수를 지었다.

 

보내주신 연꽃 한 송이

처음에 왔을 때 붉디붉더니

가지를 더난 지 지금 며칠 되었는가

초췌한 모습 사람과 한가지네.

 

이제현이 돌아와서 아뢰기를 여자는 술집으로 들어가 젊은 사람들과 술을 마신다는데 찾아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라 하니, 임금이 크게 뉘우치며 땅에 침을 뱉었다. 다음해 경수절에 이제현이 술잔을 올리며 뜰 아래로 물러나 엎드리고는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고 하였다. 임금이 물으니 이제현이 그 시를 올리고 그 일을 말했다. 임금이 눈물을 흘리며 말하기를 만약 그날 시를 보았다면 죽을 힘을 다해서라도 들어갔을 것인데 경이 나를 사랑하여 일부러 말을 바꾸었으니 참으로 충성스럽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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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徐先生甄 當革命之時 以掌令致仕 遯居矜川 每念麗朝之事 慷慨作詩云 千載神都隔渺茫 忠良濟濟佐明王 通三爲一功安在 却恨前朝業不長

 

서견 선생은 혁명 때 장령 벼슬을 그만두고 금천에 숨어 살았다. 항상 고려 때 일을 색각하고 강개하여 이런 시를 지었다.

 

천 년의 도읍은 아득하게 멀어져 있고

많은 충량들은 명왕을 돕더니,

삼국통일의 공은 지금 어디에 있는고?

전조의 왕업이 길지 못한 것 오히려 한스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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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吉先生再痛高麗之亡 以門下注書投紱 居金烏山下 誓不仕我朝 我朝亦以禮待之 不奪其志 公聚郡中諸生徒 分爲兩齋 以閥閱之裔爲上齋 以鄕曲賤族爲下齋 敎以經史 課其勤惰 受業者日以百數 公嘗作閑居詩曰 盥水淸泉冷 臨身茂樹高 冠童來問字 聊可與逍遙又云 臨溪茅屋獨閑居 月白風淸與有餘 外客不來山鳥語 移床竹塢臥看書

 

길재는 고려가 망하는 것을 통한하여 문하주서라는 벼슬을 던져버리고 금오산 밑에 살면서 우리 조정에 벼슬하지 않기로 맹세하였다. 우리 조정에서도 그를 예로 대하여 그 듯을 빼앗지 않았다. 공은 군내의 여러 생도를 모아 두 재로 나누었다. 벌열의 자제들을 상재로 삼고, 마을의 천한 가문의 아이들을 하재로 삼았다. 경사를 가르치고 근면한가 태만한가를 시험하는데, 가르침을 받는 사람이 하루에도 백 명쯤 되었다. 그가 일찍이 한거시를 다음과 같이 지었다.

 

맑고 차가운 샘에 얼굴을 씻고

무성하고 높은 나무에 몸을 기대네.

어른과 아이 찾아와 글자를 물으니

함께 더불어 소요할 만하도다.

 

또 이런 시를 지었다.

 

시냇가 오두막에 한가롭게 홀로 살아가니

달 밝고 바람 맑아 흥겹구나.

바깥 손님 안 오시고 산새가 지저귀는데

대밭 언덕에 평상을 옮겨놓고 누워서 책을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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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崔鐵城瑩 少時其父常戒之曰 見金如石 瑩常以四字書諸紳 終身服膺而勿失 雖秉國政 威行中外 而一毫不取於人 家纔足食而已 太祖爲侍中 嘗占聯云 三尺劍頭安社稷 一時文士皆未對 公遽曰 一條鞭末定乾坤 人皆歎服

 

최영이 어렸을 때부터 그의 아버지는 늘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고 가르쳤다. 최영은 항상 이 네 글자를 띠에 써서 종신토록 지니면서 잃지 않았다. 국정을 잡아 위의가 나라 안팎에까지 떨쳤으나 남에게서 조금도 취하지 아니하여 집에서는 겨우 먹고 살 수 있을 따름이었다. 태조가 시중이 되었을 때에 일찍이 연구를 짓기를,

 

석 자 칼끝으로 사직을 편하게 하네.

 

라고 하였더니, 그때의 문사들이 모두 대구를 찾지 못하였다. 공이 아래와 같이 재빨리 대답하니 모든 사람들이 탄복하였다.

 

한 가닥 채찍 끝으로 천지를 평정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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