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全穆愛忠州妓金蘭 穆將向京城 戒蘭曰 愼勿輕許人 蘭曰 月嶽有崩 我心不變 後蘭愛斷月驛丞 穆作詩送之曰 聞汝便憐斷月丞 夜深常向驛奔騰 何時手執三稜杖 歸問心期月嶽崩 蘭和而答之曰 北有全君南有丞 妾心無定似雲騰 若將盟誓山如變 月嶽于今畿度崩 皆梁斯文汝恭所作也

 

전목이 충주기생 금란을 사랑하였는데 목이 서울로 가면서 난에게 타이르기를, 가볍게 남에게 허락하지 말고 삼가라 했다. 난이 말하기를, 월악산이 무너질지언정 제 마음은 변치 않을 것이라 했다. 훗날 난은 단월역 찰방을 사랑하자 목이 시를 지어 보냈다.

 

네가 곧 가까이 있는 단월역 찰방을 사랑한다고 들었노라.

밤이 깊으면 늘 역으로 번질나게 다닌다고.

어느 때 세모 방망이를 손에 들고

돌아가 월악산 기약을 문초할 것인가.

 

난이 화답하여 이에 답하였다.

 

북쪽에는 전군이 있고 남쪽에는 찰방이 있으니

첩의 마음은 정처가 없어 뜬구름처럼 피어오른다오.

만약 맹세처럼 산이 변하였다면

월악산이 오늘에 몇 번이나 무너졌겠소.

 

이 글은 모두 선비 양여공이 지은 것이다.


출처 : 문례헌서울사대국어과22
글쓴이 : 진우김홍식 원글보기
메모 :

'漢文學 > 詩話叢林'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慵齋叢話 25  (0) 2016.07.16
[스크랩] 慵齋叢話 24  (0) 2016.07.15
[스크랩] 慵齋叢話 22  (0) 2016.07.13
[스크랩] 慵齋叢話 21  (0) 2016.07.11
[스크랩] 순금이0709  (0) 2016.07.11


(22) 金文平公能通六經諸子百史無不探討 尤沈於釋典 嘗謂人曰 學文之功 須要熟讀一書 又當緩而思之 急速則難嚌其味 我操心定性 故觸處皆通也 皇華陳翰林 遊楊花渡賦詩 詩有怡字 人有次其韻者 皆艱澁公遂占曰 江深畵舸惟須泛 山遠晴雲自可怡 陳公曰 山中何所有 嶺上多白雲 只可自怡說 不堪持贈君 君眞得其趣也 祁郞中遊漢江賦詩 時有眠字 侍坐文士皆和 公獨艱苦沈吟良久未就 竟占一句云 江口日斜人自集 頭風靜鷺絲眠 時注書李昌臣在旁告曰 人自集 鷺絲眠 恐非對格 公遽曰 君可改之 昌臣曰 改絲爲閑 苦何 公曰 君言甚當 我近來詩思枯涸 此不鍼久之患 人皆笑之

 

김문평공은 제자 백사에 능통하여 깊이 탐구하지 않은 것이 없었고 불경에는 더욱 깊었다. 일찍이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학문의 공은 모름지기 한 책을 숙독해야 하고 또 응당 천천히 그 뜻을 생각해야 하니 급하게 하면 그 맛을 보기가 어렵다. 나는 조심하고 성정을 안정시키기 때문에 대하는 곳마다 대개는 통한다 하였다. 중국 사신 진한림이 양화도에서 놀며 시를 지었는데, 시에 이자가 있었다. 사람들이 그것을 차운하는데, 모두 난삽하게 생각하였으나 공이 마침내 시를 시었다.

 

강물 깊으니 모름지기 채색 배를 띄울 것이요,

산은 멀고 갠 날씨의 구름은 그런대로 즐길만하구나.

 

진공이 말하기를, 산중에 무엇이 있는가. 고개 마루에 흰구름 많도다. 다만 스스로 즐거워할 수는 있지만 그대에게 감히 가져다주지는 못하네라 하였다. 기낭중이 한강에서 유람하며 시를 지었는데, 시에 면자가 있어 좌중의 문사가 모두 화답하였으나 공만이 힘들게 침음하며 오래도록 짓지 못하다가 마침내 한 구절을 지었다.

 

강어귀에 해 저무니 사람들이 절로 모이고

나루에 바람이 잠잠해지니 백로가 졸도다.

 

그때에 주서 이창신이 곁에서 말하였다. 인자집과 로사면은 대구가 아닌 듯하다 했다. 공이 문득 말하기를, 그대가 고쳐보라 하였다. 창신이 사를 한으로 고치는 것이 어떤가요라 하니, 공이 말하기를, 그대의 말이 아주 적당하다. 나는 요즈음 시상이 말라붙었는데 이것은 침이나 뜸으로 고치지 못할 병이라 하니, 사람이 모두 웃었다.


출처 : 문례헌서울사대국어과22
글쓴이 : 진우김홍식 원글보기
메모 :

'漢文學 > 詩話叢林'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慵齋叢話 24  (0) 2016.07.15
[스크랩] 慵齋叢話 23  (0) 2016.07.14
[스크랩] 慵齋叢話 21  (0) 2016.07.11
[스크랩] 순금이0709  (0) 2016.07.11
[스크랩] 慵齋叢話 20  (0) 2016.07.10

(21) 吾仲氏有三子 長曰世傑 英敏能詩 年十三而死 常隨人遊水車洞作詩云 一溪流水回靑蛇 林壑窈窕幽興多 勸君今日不痛飮 奈此爛熳山花何 時稱神童

 

내 둘째 형은 아들 셋을 두었는데 맏아들은 세걸이었다. 영민해서 시를 잘 지었으나 나이 열셋에 죽었다. 늘 사람을 따라 수차동에서 놀다 시를 지었다.

 

한 줄기 흐르는 물은 푸른 뱀이 도는 듯

수풀 골짜기 깊어 그윽한 흥취도 많구나.

권하노니 그대여 오늘 실컷 마시지 않으면

이 흐드러진 산꽃을 어찌할 것인가.

 

그때 신동이라 했다.


출처 : 문례헌서울사대국어과22
글쓴이 : 진우김홍식 원글보기
메모 :

'漢文學 > 詩話叢林'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慵齋叢話 23  (0) 2016.07.14
[스크랩] 慵齋叢話 22  (0) 2016.07.13
[스크랩] 순금이0709  (0) 2016.07.11
[스크랩] 慵齋叢話 20  (0) 2016.07.10
[스크랩] 慵齋叢話 19  (0) 2016.07.08

출처 : 문례헌서울사대국어과22
글쓴이 : 진우김홍식 원글보기
메모 :

'漢文學 > 詩話叢林'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慵齋叢話 22  (0) 2016.07.13
[스크랩] 慵齋叢話 21  (0) 2016.07.11
[스크랩] 慵齋叢話 20  (0) 2016.07.10
[스크랩] 慵齋叢話 19  (0) 2016.07.08
[스크랩] 慵齋叢話 18  (0) 2016.07.07


(20) 少子世淳 號竹軒 伯氏之子也 少余三歲 故余與之共學 纔學抽句而知作詩 纔讀孟子而知作文 思如湧水 山居詩云 朝伴白雲去 暮隨明月來 見伐木詩云 秋深雲山中 蕉人荷斧去 伐木聲丁丁 袒裼呼耶許 有親戚將向嶺南 來告別曰 聞小童能詩 請句 卽口號云 臨送門前綰柳稍 千巖萬壑路迢迢 南鄕他日相思處 蜀魄聲中碧嶺高 冬日雪消氣暖 有文士數人來見伯氏 邀童作詩 卽口號云 冬至陽生土氣融 喜晴鵝鸛上邊空 雪消池館疑春日 正是山南十月風 年十五而夭 人皆惜之

 

조카 세순은 호가 죽헌인데, 맏형의 아들이다. 나보다 세 살 아래여서 나와 함께 공부를 했는데 겨우 추구를 배우고서도 시를 지을 줄 알았고, 겨우 맹자를 읽고서도 글을 지을 알아서 생각이 용솟음치듯 하였다. 산거시에서는,

 

아침에 흰구름을 따라갔다가

저녁에 밝은 달을 좇아온다.

 

라 했고, 벌목시에서는

 

가을이 깊은 운산 중에서

나무꾼이 도끼를 메고 가네.

나무 찍는 소리 정정한데

옷을 벗고는 야호를 부르는구나.

 

라 읊었다.

 

어떤 친척이 영남으로 간다고 고별차 와서는, 어린애가 시를 잘한다고 들었는데 시 한 구를 청한다 하니, 곧 입으로 불렀다.

 

전송하는 문 앞에서 버들가지 잡아매니

천암만학에 갈 길은 멀도다.

남쪽 마을에서 다른 날 서로 생각할 곳은

두견새 소리에 푸른 재는 높기도 하구나.

 

겨울날에 눈이 녹고 날씨가 풀리자, 문사 몇 사람이 맏형을 찾아와서 보고는 아이를 불러 시를 짓게 하니 곧 입으로 불렀다.

 

동지에 일양이 생기어 땅기운이 녹으니

갠 날을 좋아하는 황새가 공중에 날아오르네.

못가 객관에 눈이 녹아 봄날인가 했더니

바로 이는 산 남쪽의 시월이었구나.

 

나이 열다섯에 요절하니 사람들이 모두 아깝게 여겼다.


출처 : 문례헌서울사대국어과22
글쓴이 : 진우김홍식 원글보기
메모 :

'漢文學 > 詩話叢林'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慵齋叢話 21  (0) 2016.07.11
[스크랩] 순금이0709  (0) 2016.07.11
[스크랩] 慵齋叢話 19  (0) 2016.07.08
[스크랩] 慵齋叢話 18  (0) 2016.07.07
[스크랩] 慵齋叢話 17  (0) 2016.07.06


(19) 崔司成修有能詩聲 嘗謂人曰 吾於路上 見鼠穿穴 偶得句云 陌鼠縱橫穴 未得其對 及見有禽成巢 遂足之云 山禽委曲巢 此皆出於自然 非經營也 黃驪道中詩云 甓寺鍾聲半夜鳴 廣陸歸客夢初驚 若敎張繼來過此 未必寒山獨擅名 又作琴師金自麗詩 我昔驪江江上吟 携琴半夜獨鳴琴 初疑石竇구멍두冷泉咽 却訝松窓爽籟侵 白雪陽春遺響在 高山流水古情深 喜聞今日相思調 彈盡年來不見心

 

사성 최수가 시를 잘한다는 소리가 있었는데, 일찍이 남에게 말하기를, 내가 길에서 쥐가 구멍을 뚫는 것을 보고 우연히 시구를 얻기를, 언덕에 쥐는 종횡으로 구멍을 뚫는다 하고서는 그 대구를 얻지 못하였다가 새가 둥지를 만드는 것을 보고서야 마침내 산새는 아늑하게 집을 지었도다 하고 읊었다. 이는 모두 자연에서 온 것이지 애써 지은 것이 아니라 하였다. 황려도중시에 이렇게 읊었다.

 

신륵사 종소리 한밤중에 울리니

광릉으로 돌아가는 손 비로소 꿈을 깨었도다.

장계에게 이곳을 지나게 했더라면

반드시 한산만이 이름을 독차지하지는 못하였으리.

 

또 거문고 스승 김자려를 두고 시를 지었다.

 

내가 일찍이 여강에서 읊조릴 적에

거문고를 끌어안고 홀로 한밤중에 울렸도다.

처음에는 돌구멍에서 찬 샘물이 우는가 의심하다가

문득 소나무 창에 상쾌한 바람소리 침노한가 여겼도다.

백설 양춘에 끼친 소리 있는 듯하고

고산유수곡은 옛정이 깊은 듯하여라.

오늘날 상사조를 기꺼이 들으니

몇 해 동안 보지 못하던 마음을 다 쏟다내는구나.


출처 : 문례헌서울사대국어과22
글쓴이 : 진우김홍식 원글보기
메모 :

'漢文學 > 詩話叢林'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순금이0709  (0) 2016.07.11
[스크랩] 慵齋叢話 20  (0) 2016.07.10
[스크랩] 慵齋叢話 18  (0) 2016.07.07
[스크랩] 慵齋叢話 17  (0) 2016.07.06
[스크랩] 慵齋叢話 16  (0) 2016.07.05


(18) 集賢諸學士 上巳日遊城南 和仲氏亦與焉 和仲新及第 有文名 故邀之也 學士分韻爲詩 和仲得南字云 鉛槧年來病不堪 春風引興到城南 陽坡芳草細如織 正是靑春三月三 諸公閣筆皆不能賦 及爲博士 與提學李伯高在鑾坡 伯高占聯句云 玉堂春暖日初遲 睡倚南窓養白癡 鳴鳥數聲驚午夢 杏花嬌笑入新詩 和仲次云 乳燕鳴鳩晝刻遲 春寒太液柳如癡 鑾坡睡破無餘事 時展蠻牋寫小詩 又遊藏義洞造紙署 爲辨宴具 有妓數人 亦有僧數人 和仲亦占一句云 有花有酒仍有山 賓歡主歡僧亦歡 不辭酒後兩耳熱 飛泉洒面令人寒 伯高曰 不如改令人寒 爲聲聲寒

 

집현전의 모든 학사가 상사일에 성남에서 놀 때, 내 둘째 형도 참여했다. 둘째 형은 새로 급제하였는데 문명이 있어서 그를 맞이한 것이다. 학사들이 운을 나누어 시를 짓는데 둘째 형도 남자를 운으로 받고 시를 지었다.

 

문필을, 몇 해 동안 병으로 감당하지 못했는데

봄바람에 흥이 끌려 성남에 이르렀네.

따스한 언덕 방초는 가늘어 짠 듯하고

이야말로 바로 푸른 봄 삼월이로구나.

 

여러 학사들이 붓을 놓고는 모두 시를 지을 수가 없었다. 박사가 되어서는 이백고와 더불어 홍문관에서 있을 때 이백고가 이런 시를 지었다.

 

옥당 따뜻한 봄날 해가 비로소 긴데

남쪽 창에 기대어 졸면서 멍청해지네.

우는 새 두어 소리에 낮 꿈을 깨니

살구꽃이 방싯 웃어 새로 시에 드네.

 

둘째 형이 이렇게 차운했다.

 

어린 제비 우는 비둘기에 낮이 더디 가는데

차가운 봄날 태액지에 버들가지 어리석은 듯

옥당에서 잠 깨어 할 일이 없어서

때로 만전을 펴놓고는 시를 베끼노라.

 

또 장의동 조지서에서 놀 때 잔치를 벌였는데, 기녀 여러 명이 있었고 스님도 여러 명이 있었는데 둘째 형이 이런 시를 지었다.

 

꽃이 있고 술도 있고 또한 산도 있어

손도 기뻐하고 주인도 기뻐하며 스님 또한 기뻐하네.

취해서 두 귀가 붉어져도 사양하지 않는데

떨어지는 물줄기 낯에 뿌려 사람을 서늘하게 하네.

 

이백고가 사람을 서늘하게 하네를 소리소리 다 차도다로 고치라고 했다.


출처 : 문례헌서울사대국어과22
글쓴이 : 진우김홍식 원글보기
메모 :

'漢文學 > 詩話叢林'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慵齋叢話 20  (0) 2016.07.10
[스크랩] 慵齋叢話 19  (0) 2016.07.08
[스크랩] 慵齋叢話 17  (0) 2016.07.06
[스크랩] 慵齋叢話 16  (0) 2016.07.05
[스크랩] 慵齋叢話 15  (0) 2016.07.03


(17) 世廟設拔英試 一時名臣宰相皆與焉 翌日謝恩 上御思政殿引見設酌而慰之 御製詩一首 令君臣和之 伯氏亦入侍 附耳語李文質公曰 上常以足下爲迂濶 君可爲戱詩呈之 遂和云 歌咏聖德欲起舞 大風吹袖助回旋 上大笑曰 予以芮爲迂儒 今觀是詩 豪氣有餘者也 卽命內女彈瑟琶 用文質所作詩歌之 令文質起舞 極歡而罷

 

세조가 발영시를 열자 그때의 명신 재상들이 모두 참여했다. 다음날 사은할 때 임금이 사정전에 불러 보시고 술자리를 마련해서 위로하셨다. 친히 시 한 수를 짓고 군신들에게 화답하게 하니, 맏형이 역시 입시하여 문질공의 귀에 대고 말했다. 상께서 늘 그대를 우활하다고 하시니 그대가 희시를 지어 올리는 것이 좋을 것이네. 마침내 화답시를 읊었다.

 

성덕을 노래하며 일어나 춤추려 하니

큰 바람이 소매를 날려 빙글빙글 돌게 하네.

 

임금께서 크게 웃고 말씀하셨다. 내가 예를 오활한 선비라고 했는데 지금 이 시를 보니 호기가 넘치는 이로구나. 즉시 궁녀에게 비파를 타게 하고 문질공이 지은 시를 노래하게 하여 문질공에게 일어나 춤추게 하고는 실컷 즐기다가 파했다.


출처 : 문례헌서울사대국어과22
글쓴이 : 진우김홍식 원글보기
메모 :

'漢文學 > 詩話叢林'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慵齋叢話 19  (0) 2016.07.08
[스크랩] 慵齋叢話 18  (0) 2016.07.07
[스크랩] 慵齋叢話 16  (0) 2016.07.05
[스크랩] 慵齋叢話 15  (0) 2016.07.03
[스크랩] 慵齋叢話 14  (0) 2016.07.0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