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申元澤混 少稱奇童 俱長詩文 送濟州御史詩曰 一點孤靑漢峀浮 中流渺渺見瀛洲 河邊獨訪乘槎路 天畔聊登望海樓 千樹瘴烟垂橘柚 萬山朝日放驊騮 霜威到處淸殘暑 水國蕭蕭已覺秋 語句遒麗 而但自許太過 常以牧隱之文 為狹小 其兄君澤濡 亦能詩 故自評曰 如半空鸞 我如千里長江 終未大鳴而夭 可惜

 

원택 신혼은 어렸을 때 기이한 아이로 불렸으며 시문에도 재주가 있었다. 송청주어사시.

 

한 점 외로운 푸른 섬 한라산이 우뚝 떠 있고

중류에는 아득하게 영주가 보이네.

물가에서 홀로 뗏목 길을 찾아 올라타고

하늘가 망해루에 오르네.

장기 머금은 안개, 숱한 귤과 유자나무에 서렸고

아침 해 비추는 온 산에 말을 방사하네.

도처에 서리내린 맑은 늦여름 날

수국에는 이미 쓸쓸히 가을을 느끼네.

 

어구가 굳세고 아름답기는 하나, 다만 스스로 자부함이 너무 지나쳐서 늘 목은 글을 협소하다고 여겼다. 그의 형 군택 유도 시에 능해서 스스로 평하기를, “형은 하늘의 난새와 같고 나는 천 리나 이어지는 긴 강과 같다.”고 했다. 끝내 크게 울리지 못하고 요절했으니 애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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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李知白 梨川之庶孫也 詩才敏給 余少時 同栖山榻 李自稱善押強韻 余以網巾為題 呼蛩銎庸三字 則應聲曰 巧似蜘蛛織似蛩 細針嫌孔濶嫌銎 朝來歛盡千莖髮 烏帽紗巾作附庸 座中皆歎其工 世人多以為余作 非也

 

이지백은 이천의 서손으로 시재가 민첩했다. 내가 어렸을 때 절에서 함께 있었는데 이는 스스로 강운으로 압운을 잘한다고 자랑했다. 내가 망건을 제목으로 삼아 蛩 銎 庸 세 자를 부르니, 즉시 응하여 읊었다.

 

교묘하기로는 거미가 귀뚜라미 날개 같은 거미줄을 짜는 것 같고

가늘기로는 바늘구멍보다 좁고 크기로는 도끼자루보다 넓네.

아침부터 천 갈래 머리카락을 거두어 묶었으니

검은 모자나 비단 머리띠가 소용없게 되었네.

 

좌중이 모두 그 공교로움에 감탄하였다. 세상 많은 이들이 내가 지은 것이라고 여기지만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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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洪北汀處亮 自有門闌詩格 如哭子詩 靈帷晝掩暗生塵 寂寞虛堂酒果陳 床有借來詩卷在 婦人收取哭還人之作 逼古

 

북정 홍처량은 곡자시와 같은 규범에 맞는 시격이 있다.

 

가린 영안실 장막에 낮에도 먼지 일고

적막한 텅 빈 집에는 주과를 벌여놓았네.

상에는 빌려온 시권이 놓여 있고

부인이 거두어 울며 사람들에게 돌려주네.

 

이 작품은 옛 시에 아주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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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余近愛李靑湖群從昆季私稿 抄其警秀者 合成延城聯璧集一卷 觀其詩賦 各有淺深生熟之不同 撮以約之 則亦無非丹鳳一毛盛矣 如靑湖一相之 宇宙名山看太白 弟兄仙閣宿凝淸 凝淸卽閣名 在淸風郡 長卿殷相之 靑瑣夢牽留客館 白銅歌作送君詞 濟卿弘相之 病似左丘無國語 身同釋氏有家憂 幼能端相之 倚檻海雲生野外 題詩山雨落樽前 等句皆妙 槩格調則幼能最高 淵源則濟卿最深 成就則長卿最多 長卿長於挽製 孝廟挽章十律皆佳 其中 憑几日回周甲子 册名尊並宋淳熙之句 甚叶 而蔡湖洲 以字為疵 言是

 

나는 요즘 이청호의 여러 종형제들의 사고를 좋아해서, 그 중 아주 빼어난 것을 뽑아 연성벽집 한 권을 만들었다. 그 시부를 보면 각기 얕고 깊고, 설고 익은 것이 있어 같지 않으나 뽑아서 요약했더니 단봉의 깃털처럼 훌륭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청호 일상의 시.

 

우주의 명산에서 태백성을 보며

형제가 아름다운 응청각에서 잠자네.

 

응청은 곧 누각의 이름인데, 청풍군에 있다. 장경 은상의 시.

 

궁궐의 꿈에 끌려 객관에 머물며

백동가를 지어 그대 전송하네.

 

제경 홍상의 시.

 

병은 좌구명 같되 국어는 짓지 못하고

몸은 부처 같되 집안 근심마저 있네.

 

유능 단상의 시.

 

난간에 기대니 바다구름 들 밖에서 일고

시를 읊으려니 산 비가 동이 앞에 떨어지네.

 

이들 구절은 모두 묘해서, 대개 격조는 유능이 가장 높고, 연원은 제경이 가장 깊고, 성취는 장경이 가장 많다. 장경은 만사를 잘 지었는데 효종의 만장 십율은 모두 아름답지만, 그 중에서도

 

안상에 기대니 날짜는 벌써 화갑이 되었고

책봉된 이름은 송 순희와 나란하도다.

 

라는 구절이 아주 섧다. 채호주가 존을 하자로 삼았는데 옳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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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鄭領相太和雖不以文詞自任 時有好句 甞有所眄於箕城 後為方伯 却之 書一句於扇以贈曰 緣隨春夜短 情與酒杯深 乂贈關東伯曰 為謝新東伯 來尋病判樞 多情求別語 得意向名區 海濶經層浪 山高歷畏途 城西門獨掩 安靜不如吾 殊有大臣風度

 

영상 정태화는 비록 문사로 스스로 자부하지는 않았지만 때로 좋은 구절이 있었다. 일찍이 평양에 좋아하던 기생이 있었는데 후에 방백이 되어 그녀를 물리치며 부채에 한 구절을 써 주었다.

 

인연은 봄밤처럼 짧고

정은 술잔처럼 깊기도 하네.

 

 

관동 관찰사에게 써 준 시.

 

새로 관동백이 되었다고

병든 판중추부사를 찾아왔네.

다정히도 이별의 말을 구하며

자랑스레 이름난 곳으로 가네.

너른 바다 겹겹 물결을 지나

높은 산 위험한 산길 넘으리.

성 서쪽에 홀로 문 닫아걸고 지내니

편안하고 고요하기 나 같지 않으리.

 

자못 대신의 풍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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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柳觀察碩 有詩才 嘗賦燕行詩曰 日落荊卿水 天寒郭隗臺 又送人北關詩曰 蹔留關帝廟 仍聽渭城歌 日落揚州道 君行可奈何 亦好風致(其一時儕軰中惟烓詩小可當)

 

관찰사 유석은 시재가 있었는데, 일찍이 연행시를 지었다.

 

형경수에 해는 지고

곽외대에 날씨도 차네.

 

또 송인 북관시.

 

관제묘에 잠깐 머물다가

곧 위성가를 듣노라.

양주 가는 길에 해는 지고

그대 떠나가니 어찌할까나.

 

역시 풍치가 좋다(그 시절 여럿 중에 오직 좋은 시로 당적할 만한 것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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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湖南多文士 有人題閑居曰 黃牛飽齕無餘念 白鷺閑眠有底愁 語淸淡 而失其名 可惜 又有林垣 白湖之孫 挽友人曰 風流處士別孤山 雪滿溪橋鶴影寒 一片詩魂招不得 先春應共早梅還 近有文臣姜弼周 咏除夜一聯曰 燈亦妬人挑歲盡 鷄誰敬汝唱春先 窮甚巧亦甚

 

호남에는 문사들이 많다. 어떤 이가 한거라는 제목으로 시를 지었다.

 

누렁이 배가 부르니 다른 생각은 없고

한가로이 조는 백로 무슨 걱정 있을까?

 

시어가 맑고도 담담한데 그 이름을 알 수 없으니 애석하다. 또 임원이라는 사람은 백호의 손자인데 그가 지은 벗을 위한 만장

 

풍류처사가 외로운 산 하직하니

눈 쌓인 시내의 다리에 학 그림자 차갑네.

한 조각 시혼 부를 수는 없지만

응당 이른 봄 피는 매화와 함께 돌아오리.

 

근래에 문신 강필주가 제야라는 제목으로 연구 하나는 지었다.

 

등불마저 사람을 시기하여 깜박이는데

닭아 뉘 네게 맨 먼저 봄을 알리라 하더냐.

 

궁상이 심하고 기교 역시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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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할로 구멍공 모방 넓을광 즈믄천 둔할로 구멍공 순행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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